[FPN 최영 기자] = 건축물에 의무적으로 선임해야 하는 소방안전관리자로 사망자를 10년 동안 신고해 놓는 등 상당수 건축물의 소방안전관리자가 엉터리로 선임된 사실이 드러났다.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국가결산검사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특별시 등 5개 시ㆍ도 소방본부의 관내 69,585명의 소방안관리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 수백 명 소방안전관리자가 사망하거나 병역의무 이행 기간과 겹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광진구의 한 건물은 1997년 12월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된 A씨가 2004년 사망했지만 지난해 말까지 무려 10년 동안 소방안전관리자로 등록돼 있었다. 서울 강서소방서 관할의 모 건물은 2008년 11월 사망한 B씨를 2011년 4월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 신고했음에도 이를 그대로 수리했다.
서울 강동구에선 2010년 9월 선임된 소방안전관리자 C씨가 같은 해 11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병역의무를 이행했음에도 교체 선임되지 않았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처럼 사망자나 병역의무 이행 기간이 겹친 상태에서 소방안전관리자로 활동한 사람은 245명에 달했다.
또 12.9%에 해당하는 8,983명의 소방안전관리자는 선임된 특정소방대상물과 다른 광역 시ㆍ도 지역에 거주하거나 직장 등 생활 근거지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소방안전관리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소방법(소방시설의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서는 화재 시 건축물의 화재예방관리를 위해 소방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특정소방대상물에는 소방안전관리자를 반드시 지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소방안전관리자는 소방계획의 작성과 자위소방대 조직, 피난시설, 방화구획 및 방화시설의 유지관리, 소방시설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소방시설이 상시 화재안전기준에 따라 관리되도록 해야 한다.
감사원은 사망자나 병역의무 이행자가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돼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게 되거나 다른 지역에 거주해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이 어려운 사례 등을 점검해 실효성을 확보하라고 국민안전처에 통보했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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