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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조명] 늘어나는 초고층… 한ㆍ중ㆍ일 안전대책 모색 에 대한 상세정보
집중조명] 늘어나는 초고층… 한ㆍ중ㆍ일 안전대책 모색
작성자 소방안전과 등록일 2016.05.30
집중조명] 늘어나는 초고층… 한ㆍ중ㆍ일 안전대책 모색
 
- 초고층건축물 예방 및 대응 전략 세미나 성황리 개최
- 서울소방 초고층건축물 예방ㆍ대응매뉴얼 6월 정립
- 세계 2위 초고층 ‘중국 상하이 타워’ 화재대책 공개
- 日, 사고 사례 분석 통한 피난ㆍ방화대책 과제 제시
 
최영 기자 기사입력  2016/05/24 [13:47]
 
 
 
▲ 지난 20일 열린 초고층건축물 예방 및 대응전략 세미나에는 100여 명의 분야 관계자들이 참석해 한ㆍ중ㆍ일 각 국의 예방대책 정보를 공유했다.     © 최영 기자

 

[FPN 최영 기자] = 늘어나는 초고층건축물의 화재예방 대책을 강구하고 소방의 대응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된 ‘초고층건축물 예방 및 대응 전략 세미나’에는 서울소방재난본부 권순경 본부장과 한국화재소방학회 김엽래 회장,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 정광량 회장 등 주요 인사를 비롯해 180여 명의 분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 인사말하는 서울소방재난본부 권순경 본부장     © 최영 기자

세미나에 앞서 권순경 본부장은 “초고층건축물은 나라와 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세련된 미학과 첨단 기술이 복합된 현대건축에 정수”라며 “서울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롯데월드타워와 20개 동의 초고층이 들어서면서 화재 위험성과 대응의 어려움도 가일층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고층건축물의 안전성을 높이고 재난 시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소방제도, 기술, 진압전술 등에 대한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연구와 투자, 국제적인 협력이 절실하다”며 “오늘 세미나가 초고층건축물 안전 분야 발전의 기틀을 다지게 되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진 축사에서 한국화재소방학회 깁엽래 회장은 “서울시가 초고층과 대규모 도심공간 활용 계획을 구체화하는 등 고층화, 복합화, 지하화 현상은 기술발전에 따라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는 기존 시스템과 방식만으로는 초고층건축물 화재예방에 한계가 있고 대응이 곤란해 보다 적응성 있는 대응시스템의 개발이 필요하다”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 정광량 회장도 “서울은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초고층건물이 많은 도시다. 우리나라처럼 고밀화된 지역적 환경을 볼 때 이제 초고층은 더 이상 멀리서 바라만 볼 수 있는 이상향이 아니다”며 “이제 100층 이상의 초고층 역사는 80년이 지났고 이 과정에서 초고층 기술의 발전은 안전기술과 함께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야 하듯 방재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각국의 초고층건축물 방재예방과 대응전략은 우리에게 새로운 자극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호서대학교 권영진 교수의 진행으로 이어진 세미나에서는 ▲초고층건축물 예방ㆍ대응 매뉴얼안(서울소방본부 초고층담당 황영규) ▲상하이타워 화재안전설계 및 기술(중국 상하이 타워 재난관리자 션 요우디(Shen youdi)) ▲고층건축물의 소방대책(동경이과대학 교수 Kobayashi Kyoichi) ▲롯데월드타워 소방방재 특화현황(한방유비스 대표이사 황현수) ▲롯데월드타워 안전관리 조직 및 운영현황(롯데물산 안전시설부문장 상무이사 금영민) ▲초고층건축물 재난 환경변화에 따른 대응 방안(해운대소방서장 정창영) ▲초고층, 화재진압 가능한가?(인천소방본부 화재조사팀장 김태영) ▲초고층재난관리법령 제도개선 방향(국민안전처 초고층담당 김학원) 등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초고층건물 예방ㆍ대응매뉴얼 정립나선 서울소방


서울소방재난본부의 황영규 초고층담당은 서울소방재난본부가 마련한 초고층건축물 예방대응 매뉴얼안을 공개했다.

 

▲ 발표하는 서울소방재난본부 황영규 초고층담당     © 최영 기자

서울소방은 지난해 10월 국민안전처 장관 지시에 따라 초고층TF를 구성했다. 제2롯데와 현대GBC 등 서울 도심의 초고층화가 이어지면서 현실적인 화재예방책과 대응전술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황영규 담당은 “서울소방에서 마련하는 초고층건축물 예방대응 매뉴얼은 오는 6월경 완성될 예정”이라며 “초고층에 대한 업무 이해와 교육, 대상별 매뉴얼을 제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소방은 매뉴얼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초고층건축물의 화재사례 분석을 통한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소방시설의 설치부터 유지관리ㆍ점검 기준을 제시하게 된다. 또 피난의 실효성 확립과 피난설계방안, 화재진압과 대응절차 등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황 담당에 따르면 이 매뉴얼은 예방분야와 대응분야 등 두 가지 방향으로 정립된다. 그는 “예방분야로는 초고층의 화재 위험요인 파악을 통한 소방시설설치와 소방시설의 유지ㆍ관리, 안전점검 개선 등의 내용이 담기며 대응분야에서는 피난계획과 설계방안, 초기대응조직의 구성과 활동, 소방대의 대응절차를 제시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초고층건축물 화재는 피난이 난이하고 연돌효과와 제연이 불확실한 특성을 보인다”며 “높은 화재하중과 불안전한 방화구획, 다양한 화재발생인자, 넓은 창 면적과 부재한 발코니, 소방대의 진압과 구조의 한계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매뉴얼에 담기는 소방시설의 설계방향을 공개했다. 소화배관은 loop화와 이중화를 적용하고 수원은 분할 수조 방식으로 용량을 확대토록 할 계획이다. 또 스프링클러설비는 자연낙차 방식을 적용하고 스프링클러 헤드는 조기반응형으로 설계되는 방안을 마련했다.


자동화재탐지설비의 통신간선도 이중화하며 화재감지기는 아날로그식 또는 불꽃감지기를 적용토록 한다는 구상이다. 화재감지기와 CCTV가 연계된 방식도 허용할 계획이다.


제연설비로는 승강기 승강로 가압방식과 계단실, 부속실의 동시가압을 준용하고 샌드위치방식의 거실 제연설비를 설계 기준으로 설정한다. 무선통신보조설비는 전 층에 설치하고 피난안전성을 위해 막다른 복도는 최소화하는 방향을 강구할 예정이다.


현행 성능위주설계 방식도 일부 개선한다. 황 담당은 “현재 성능위주소방설계는 화재 크기와 성장속도에 대한 기준이 미비하고 피난가능시간과 기준설정 시 고층부가 좁아지는 바닥면적이 고려되지 않는다”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에 따라 서울소방은 수직 구성에 따른 용도별 피난시간을 평가하고 순차피난을 적용하되 계단실 점유를 고려하는 등의 세부적인 피난시나리오를 적용키로 했다. 또 화재성장률과 피난로 사용불가 시의 상황, 화재감지 지연 등 민감도에 대한 평가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소방시설 유지관리 방안으로는 점검빈도와 용도별로 나눠 매뉴얼을 마련한다. 소화설비와 경보설비, 피난설비 등에 대한 시설 점검 시기를 중요도에 따라 나누고 음식점이나 대형판매시설, 사무실, 숙박시설, 주거시설, 공연장 등 용도에 따른 안전점검표를 제시한다.


특히 피난활동에서 화재 시 승강기를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황영규 담당은 “영국의 경우 모든 건축물을 대상으로 장애인의 피난 시 승강기를 사용토록 하고 미국에서도 접근이 가능한 피난경로로 인정되는 등 신체적 약자의 피난을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며 “중국 역시 SWFC와 상하이 타워에서 승강기 피난을 최초 적용하거나 피난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소방의 매뉴얼에서도 승강기의 기능과 크기를 고려해 운행 또는 제어하는 방향의 승강기 활용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단계적 피난 방식과 피난안전구역을 활용한 피난로 설계, 피난약자 고려방안 등의 내용을 담아 구체적인 설계방안을 제시하게 된다고 황 담당은 덧붙였다.


또 서울소방은 효과적인 화재 진압과 대응절차를 마련하기 위해 초기대응조직의 구성과 활동, 대응단계, 활동영역별 대응절차 등도 매뉴얼에 담을 계획이다. 지하나 저층, 중층 고층 등 화점층 설정을 통한 화재진압 시나리오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세계서 두 번째 높은 상하이 타워… 화재안전 대책은?


지난해 말 완공된 중국 상하이 타워의 화재안전 대책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번 세미나에 발표자로 나선 상하이 타워 총괄 재난관리자 션 요우디(Shen youdi)는 상하이 타워에 적용된 화재안전시설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 발표하는 상하이 타워 총괄 재난관리자 션요우디     © 최영 기자

션 요우디는 “상하이 타워는 중국에서 규정하는 법규를 엄격히 준수하면서도 성능위주의 설계를 반영시켜 국가 기준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상하이 타워는 121층 규모의 초고층 건물로 수직 높이는 632m에 달한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다. 지난 2008년 11월 29일 착공 후 약 7년 만에 완공됐고 지난달 부분 운영에 들어간 상태다.


션 요우디는 “중국에서는 법규정상 내화설계 기준이 3시간이지만 상하이 타워의 경우 5시간으로 설계됐고 지하 주차장의 방화구획은 4천㎡를 넘지 않도록 구성됐다”며 “빌딩 내에는 별도의 대피공간이 마련돼 있다”고 소개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상하이 타워에 마련된 대피공간은 총 8곳이다. 7층, 21층, 51층, 67층, 83층, 100층, 116층에 구성된 대피공간에는 별도의 계단으로 피난층과 연결된다.


션 요우디는 “소방시설은 자동화재탐지설비와 스프링클러설비를 기본으로 110KV 변압기실과 발전기실 등에는 가스계소화설비를 갖췄다”며 “엘리베이터 기계실과 전산장비실, UPS실, 통제실 등의 경우 미분무소화설비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 모든 소방시설은 1층에 위치한 통합제어실에서 관제된다. 그는 “초고층에 있어 소방시설을 어떻게 관리하고 교육하느냐는 굉장히 복잡한 문제”라며 “상하이 타워는 건물의 각종 자동화시스템과 통제시스템을 합친 종합적인 방재관리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전했다.


션 요우디는 상하이 타워가 수립한 피난계획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최초 상하이 타워는 FDS프로그램에 따른 성능설계 수행 과정에서 138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시간을 줄이기 위해 상층부의 고속셔틀을 이용한 별도의 피난대책을 세웠다”며“ 셔틀을 이용한 피난 대책을 반영해 108분까지 축소했다”고 했다.


커튼월에는 내화시간 확보를 위해 윈도우스프링클러설비를 반영했다. 그는 “알루미늄 커튼월 구조의 특성을 보완하기 위해 적용된 윈도우스프링클러로 내화시간을 약 3시간까지 늘렸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윈도우스프링클러가 보편화되지 않았지만 상하이 타워는 윈도우스프링클러로 공식적인 내화성능을 인정받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트리움 공간에는 자동소화설비를 도입했다. 불꽃감지기와 상호 연계되는 이 시스템에는 공기흡입형감지기가 복합적으로 적용됐다.


화재 시 연기 대책으로는 가압제연과 배연방식을 함께 준용했다. 션 요우디 설명에 따르면 비상계단과 전실, 피난구 등에는 가압방식의 제연설비를 적용하고 지하실이나 상업시설, 식당가, 연회장, 회의실, 사무실, 관광층, 복도 등에는 배연방식으로 연기 대책을 마련했다.


그는 “아트리움의 경우 화재 시 아래에서 위로 공기를 이동시키고 윗 부분에 배연 송풍기를 적용해 밖으로 빼낼 수 있도록 했다”며 “이 아트리움에 적용된 시설의 배연량은 22만㎥이고 시간당 11만㎥정도의 규모”라고 설명했다.


션 요우디는 “방화시설과 소화계통으로 이뤄지는 초고층 건축물의 소방ㆍ건축 안전대책은 인명과 환경의 화재 위험성을 줄여주는 핵심 역할을 한다”며 “사양(법규)식 소방설계와 성능위주소방설계를 종합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사회와 경제발전에 있어 반드시 필요하다”고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日, 고바야시 박사 “초고층 건축물 화재 대책, 과제 여전하다”


일본 동경이과대학종합연구원의 고바야시 교수는 일본 건축법과 소방법에 규정된 고층건축물의 피난방화대책을 설명했다. 또 아시아에서 발생된 초고층 건축물의 연소확대 사례에 따른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 발표하는 일본 동경이과대학종합연구원 고바야시 교수     © 최영 기자

고바야시 교수는 “사실 일본에서는 초고층에서 발생된 화재가 많지 않지만 아시아에서는 연소확대가 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며 “일본 역시 이러한 유형들의 비슷한 화재의 가능성이 분명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아시아에서 발생된 화재 확대 사례의 공통점을 제시하며 위험성을 강조했다. 그는 “외벽 장식이나 단열을 위해 덧댄 마감재, 외장재 등에 불이 붙으면서 최상층까지 연소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외벽에서 불이 나 연소는 심각하게 나타났지만 반드시 건축물 내부로 연소하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인명 피해가 적은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하이 화재는 내부 연소한 가구가 많고 53명의 사망자와 50명 이상의 행방불명자가 생겼다”며 “부산의 경우에는 불이 외벽마감재로 심각하게 확산되긴 했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적었다”고 했다.


이어 “부산과 상해 고층건축물 화재는 모두 스프링클러설비가 일부 작동했지만 외벽으로 확산되는 화재에는 무력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유형의 화재 위험성이 일본에도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아시아에서 발생한 초고층건축물의 화재를 볼 때 외벽으로 번지는 화재에 대한 대책이 일본 또한 미흡하다는 시각이다.


그는 “현재 일본의 건축법령에서는 외벽에 가연성 부재를 붙여 바르거나 도장하는 것을 특별히 금지하지 않고 있다”며 “외벽에서 화재가 번지면 건물 내부에도 연소가 시작되고 스프링클러도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성능 이상의 불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화재예방 대책을 건물 관계자에게 위임하고 소방활동거점에는 계단이 접해있지 않을 가능성도 최소화해야 한다”며 “커튼월과 천정 접합부 등의 틈새를 막는 현실적인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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